제 711 호 [영화로 세상 보기] 당신의 몸값은 얼마인가요? 몸값의 이중적인 아이러니, 단편영화 ‘몸값’
[영화로 세상 보기] 당신의 몸값은 얼마인가요? 몸값의 이중적인 아이러니, 단편영화 ‘몸값’ 영화 <몸값> / 2015 영화 <몸값>은 2015년에 제작된 이충현 감독의 단편영화이다. 런닝 타임은 14분 정도이지만, ‘몸값’의 이중적인 의미를 다중 반전을 통해 신선하게 표현하여 많은 관객에게 놀라움을 안겨준 영화이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되자마자 입소문으로 화제를 모았고, 이후 공개된 지 4년이 지난 2019년에 미쟝센 단편영화제에 다시 초청받을 정도로 호평받았다. 영화는 한 모텔방에서 여고생 '주영'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으로 막을 연다. 곧이어 한 남자가 원조교제를 위해 방으로 들어오고 둘 사이에 대화가 오간다. 그러던 중 남자는 주영이 고등학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원래 100만 원을 들고 왔지만 7만 원으로 깎아버린 뒤, 그나마도 3만 원만 건넨다. 이후 남자는 씻으러 들어가고, 남자가 사라지자 주영은 어딘가 좀 전과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방을 나선다. 곧장 올라간 옥상에는 교복을 입은 수많은 여성과 그들을 관리하는 한 중년의 여성이 있었고, 주영은 연기를 위해 썼던 가발을 벗어 던진 후 다시 어느 방으로 들어간다. 들어간 방에는 경매 팻말과 함께 매우 많은 사람이 대기하고 있었고, 주영의 발걸음이 닿은 곳에는 샤워하러 간 남성이 온몸에 영역을 나눠놓은 표식과 함께 수술대 위에 묶여있었다. 사실 주영과 그 일당들은 원조교제로 사람을 끌어들인 뒤 사람의 장기를 매매하는 장기매매단이었던 것이다. 장기매매 경매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높은 금액을 부르며 경매에 들어가고, 주영은 남자를 조롱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몸값>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14분의 런닝 타임 동안 한 번의 컷 편집 없이 1테이크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14분이라는 짧은 런닝타임에 적절한 이야기와 반전 있는 짜임새가 편집 없이 리얼리즘하게 연출되며 관객들에게 굉장히 신선한 시각을 보여준다. 영화는 도입부부터 주영과의 원조교제에 대한 가격을 협상하며 영화 제목과 걸맞게 여성의 ‘몸값’을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화 속 ‘몸값’은 그들의 목적인 남성의 장기 가격을 말하는 것이었고, 성을 사려고만 했던 남성이, 판매대 위에 올려지며 충격적인 반전을 전한다. 초반부 주영의 몸값을 계속해서 줄여나갈 때만 해도 자신의 몸값은 얼마일지 생각할 필요조차 없었지만, 그런 인물을 도리어 경매 상품으로 표현한 역설적인 상황이 영화 <몸값>의 가장 큰 플롯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호평을 받았던 영화 <몸값>은 2022년 장편 시리즈영화로 재탄생했다. 14분의 짧고 임팩트 있는 런닝 타임이 핵심이었던 <몸값>이 장편물로 재탄생하여 많은 사람이 원작만큼의 신선한 기대와 원작보다 못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티빙에서 4화까지 공개되었으며, 원작을 변형시키지 않고 그대로 인용했다는 점에서 뒷이야기가 더욱더 궁금해지는 영화이다. 장편 <몸값> 속 남성은 원조교제를 하러 온 ‘경찰’이라는 인물로 설정되며 ‘몸값’이라는 이중적인 의미에 대한 역설을 더욱 강조했다. 또한 장기매매라는 소재에 자연재해를 곁들여 상황적 모순을 극대화하였다. 주목받았던 단편영화 <몸값>을 원작으로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매우 기대되는 작품이다. 김채연 기자
제 711 호 [만평] 추모_김다엘 기자
추모_김다엘 기자
제 711 호 [순간포착] 미지의 안식처
미지의 안식처 올해 10월의 마지막은 학교 과 행사인 학술답사(MT)로 아름답게 마무리하였다. 사진 속 장소는 학술답사 코스 중 하나로 충남 대천 보령시의 한 해수욕장에 가게 되었다. 인생 첫 해수욕장이니만큼 너무나도 감회가 새로웠다. 시원한 파도 소리와 저절로 마스크를 벗게 만드는 상쾌한 바람과 함께 날아가는 새 소리를 듣고 있으니 잠시나마 치열한 현대의 경쟁 사회에서 벗어나 자유의 느낌을 받게 되었다. 이렇게 자유롭고 힐링이 되면서도 다른 걱정거리와 생각은 전부 떠내려가게 만드는 경험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 어느 것도 없고 오로지 밀려오는 물결에 해변을 따스하게 비추는 햇살뿐임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미처 느껴지지도 못한 채 지나가 버린 듯하였다. 행복이라는 것은 정말 별것이 아닌 듯하다. 굳이 거창한 계획을 세워 어딘가로 여행을 가거나 유명한 장소를 가는 것만이 행복을 느끼는 요소가 아니라 위의 바닷가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까우면서도 가기 편한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어느 한 곳으로 잠깐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의 감정을 충족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또한 바다라는 곳은 맨눈으로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가 불가능하고 어떤 생명체가 있을지와 그 속에는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가 들어가 보지 않고 서는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으로써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인류가 아직 유일하게 섭렵하지 못한 광활한 우주처럼 말이다. 이러한 바다에서 우리는 여러 감정을 거치면서 철학적 생각도 해보며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우리 상명 학우들도 인근 바닷가에 가서 걱정거리들은 벗어 던지고 잠시 깊은 감상에 젖어 쉬어 가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양시원 기자
제 711 호 [사설] 운동과 뇌 건강
운동과 뇌 건강 신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심신일원론과 심신이원론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최근까지도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심을 하는사람들이 많다. 대학에서 학습 능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공 공부를 심화하고, 융합 능력을 위해 다양한 전공을 섭렵하는 일로 오늘 하루도 지친 학생들을 볼 때마다 삶의 여유를 찾기 어렵고, 취업 준비 등으로 고교 시절수능 준비로 지친 모습이 재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상담을 위한 미팅을 약속하는 일이 어렵고, 아르바이트 등이 우선시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에서 운동 실천하기란 늘 쉽지 않아 보인다. 운동하면 똑똑해진다는 모토로 살아가고 있는 필자는 늘 운동 친화적으로 주변 환경을 갖추려고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신고 있는 운동화는 배구화, 배드민턴화, 하드코트 용 테니스화, 클레이코트용 테니스화, 웨이트 트레이닝화, 실내 축구화, 실외 축구화, 골프화, 등산화, 워킹용 운동화 등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출근용 가방에는 마른 운동복을 넣고, 저녁에는 젖은 운동복을 넣은 봉투를 가지고 퇴근한다. 이런 습관은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 오랜 필자의 생활 습관이다. 그리고스포츠건강관리전공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3~5일을적어도 1시간 이상을 체육관 혹은 야외에서 운동을 통해 근력 감퇴를 막고, 심폐 체력향상과상쾌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만약 연구와 일들로 운동을 못하는 날에는 집 주변 산책과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힘들었던 하루를 정리한다. 운동은 너무도 바쁘고 벅찬 하루를 보내고 온 필자에게 방전된 핸드폰을 재부팅 하듯, 새로운 활력을 주는 비타민과 같다. 걷기, 조깅,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면 심장이 근육과 뇌에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한다. 운동은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을 증가시켜 산소가 풍부한 신선한 혈액을 뇌로 공급하고, 뇌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을 증가시킨다.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은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증가시키는데, 운동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성인의 해마에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증가는 운동을 통해서 가능하며, 새로운 신경세포를 탄생시킨다.한편, 불안하거나 우울한 기분, 스트레스 상황은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을 감소시키고,학습 능력과기억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뇌 해마에서 세로토닌(5-HT) 분비를 증가시키고, 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와 IGF-1(insuline like growth factor 1) 등의 발현을 통해 해마의 신경세포생성(hippocampal neurogenesis)을 증가시킨다. 운동이 뇌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노화에 따른 중도인지 장애와 치매 등의 인지능력 감퇴 및 우울감과 불안 등을 개선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재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연구분야인 운동생리학 및 신경과학에서 밝혀지고 있는 운동과 뇌의 핵심 내용은 뇌 기능의 향상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몸과 마음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 강화를 증진해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혁신형 인재를 위한 기초체력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찾고 기억력도 좋아진다면, 상명대학교 캠퍼스 구성원 모두의 행복감도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 이제 우리 함께 운동화 끈을 졸라매자!
제 711 호 [책으로 세상 읽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궁궐들의 이야기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 하
[책으로 세상 읽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궁궐들의 이야기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 하 ▲ 홍순민의 한양 읽기: 궁궐 |저자 강명숙|출판 눌와 |2017.10.30. 코로나가 지나가고 현재는 궁궐의 전성시대이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 여러 색의 한복을 입은 연인들,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로 궁궐은 매일 인산인해이다. 이러한 단순히 궁궐의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궁궐에 대한 새로운 매력이나, 임금이 살면서 나라를 다스리던 때의 모습을 일어내며 궁궐에 대한 깊은 매력에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상, 하 총 2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에서는 궁궐들이 모여있는 장소인 서울부터 시작해서, 궁궐이란 무엇인가, 궁궐의 역사 등 여러 카테고리를 포함하고 있고 하권은 서울의 다섯 궁궐을 돌아보는 답사를 위한 안내서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조선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경복궁이 지어지고 없어지고 다시 지어지고 하는 동안 새로운 궁궐 등이 생겨나 현재 다섯 개의 궁궐들이 우리와 함께 남아있다. 이러한 궁궐들은 조선의 역사가 진행됨으로서 수많은 사건 속의 중심에 함께 있었다. 이는 궁궐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우리의 역사를 알아보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작가는 책에서 궁궐의 역사는 그 자체로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숙종은 왜 환국 시기에 맞춰 본래 머물던 궁궐을 떠났을까, 영조와 사도세자가 각각 다른 궁궐(영조는 경희궁, 사도사제는 동궐)을 쓴 것이 사도세자의 죽음의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아관파천 이전까지의 상황에서 고종이 잦은 궁궐을 옮긴 것은 당시의 혼란과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등 작가는 이러 여러 논점을 이 두 권의 책에서 살펴보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궁궐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경운궁 이렇게 다섯 궁궐을 속속들이 살펴보며 낱낱이 설명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은 구조에 담긴 의미, 역사에 가려진 사연 등은 아름다운 외형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혹은, 속설로 잘못 전해지고 다르게 알려진 사실까지도 구부러진 철사를 펴듯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것은 책에서 광화문 앞 좌우에 해태 한 쌍을 만들어 놓은 이유가 관악산이 화산이고, 다른 지역보다 심한 기운 때문에 경복궁에 화재가 자주 나기 때문에 경복궁에 불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세워 놓은 것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지만, 하지만 광화문 앞에 해태 상을 세워 놓은 진짜 이유는 하마의 표시였다고 책에서 정확한 이야기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하게 궁궐의 역사, 이야기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궁‘궐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구경하고 답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알리고 있다. 또한 궁궐 배치의 의미, 우리가 알지 못했던 궁궐의 이야기 등 책을 통해 전각 편액이 의미하는 무거운 뜻과 한 시대를 짊어졌던 임금의 고뇌도 헤아려 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궁궐을 구경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책을 통해 궁궐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보면 관심을 가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장원준 기자
제 710 호 [만평] 사필귀정 事必歸正
사필귀정 事必歸正_김다엘 기자
제 710 호 [책으로 세상보기] 불편했던 과거의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책으로 세상보기] 불편했던 과거의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 불편한 편의점 | 저자 김호연 | 출판 나무옆의자 | 2022.08.10. ‘편할 편(便) 마땅 의(宜) 가게 점(店)’ 편의점은 ‘편리함’을 개념으로 도입된 소형 소매 점포를 말한다. 그런데 불편과 편의가 동시에 쓰인 <불편한 편의점>은 어떤 의미일까? 이 소설은 정체불명의 노숙자 독고 씨가 우연히 주운 할머니의 지갑을 계기로 편의점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뜬 독고 씨는 다양한 사연으로 얽혀있는 개성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아르바이트 시현, 50대 생계형 아르바이트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등 구체적인 설정과 현실적인 배경이 우리를 소설의 더욱 깊은 곳으로 인도한다. 편의점을 찾는 인물들은 해결할 수 없는 제각각의 문제를 끌어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사는 그들에게 노숙자 독고 씨는 호감보다 반감이 큰 인물이다. 하지만 그저 노숙자라 비난했고, 자신이 처한 문제를 절대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인물인 독고 씨의 따뜻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인해 그들은 점차 변화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독고 씨 역시 잃어버렸던 옛 기억을 되찾고, 과거의 자신에게 찾아볼 수 없었던 용기를 얻게 되며 소설은 끝이 난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는다.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편해질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일말의 관심조차 줄 생각도 없었던 ‘독고’라는 인물을 만남으로써 엉켰던 실타래가 풀리듯 제각각 완전한 형태로 되돌아간다. 독고 씨 역시 잃어버렸던 옛 기억을 되찾고, 과거의 자신에게 찾아볼 수 없었던 용기를 얻게 된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던 노숙자는 한 사람의 관심으로 인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간다. 편의점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도 그런 노숙자의 관심으로 인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전혀 찾을 수 없었던 곳에서 답을 찾게 되고, 절대 얽히기조차 싫었던 사람의 따뜻함을 알아가며 인간의 나약하고 이중적인 부분을 꼬집는다. 따뜻한 온기가 있는 불편한 편의점은 우리가 주변에도 있을 것이다. 그저 자리 잡아버린 가치관과 좁은 시야 탓에 그런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타인을 향한 조그마한 관심, 그리고 상대를 향한 선의, 이 작은 것들이 우리의 인생을 바꿔줄 매개체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불편한 편의점’처럼, 우리의 주변에도 분명히 불편하기 짝이 없는 좁은 골목길의 편의점이지만,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존재할 것이다. 김채연 기자
제 710 호 공조 2 : 인터내셔날, 2022 추석을 강타한 흥행작
공조 2 : 인터내셔날, 2022 추석을 강타한 흥행작 ▲ 공조 2 : 인터내셔날 메인 포스터 공조 2는 추석 연휴를 목표로 개봉하게 되었다. 1편의 큰 흥행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얻었다. 경쟁작으로 떠오르는 영화도 없어 흥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이 많았다.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면서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4주차에 정직한 후보2를 누르고 다시 1위를 탈환했으며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공조 1의 아성을 무섭게 뒤쫓아 가고 있는 공조 2는 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수사 중의 실수로 사이버수사대로 전출됐던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광수대 복귀를 위해 모두가 기피하는 '철령'의 파트너를 자청하면서 각자의 목적을 위해 다시 공조하게 되는 이야기다. 수사 현장에서의 무섭도록 진중하고 이성적인 형사로서의 모습과 대비되는 일상적인 모습, 현실적인 인물들의 반전 면모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다시 재회하게 된 강진태와 림철령의 보다 능글맞은 케미, 새로운 인물인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의 등장이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덧붙여 공조 1에서 반응이 좋았던 박민영(윤아)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도 즐겁게 지켜볼 만하다. 인물들 간 관계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영화의 관람을 더 재미있게 해줄 관람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공조 2 : 인터내셔날’이 현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속도를 보면 충분히 공조 1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좋아하는 배우가 공조 2에 있거나 가볍게 온 가족이 보기 좋은 킬링타임 영화를 찾는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 단연 손에 꼽게 추천할만한 영화다. 앞으로 공조 시리즈를 이을 세 번째 영화를 기대해본다. 곽민진 기자
제 710 호 [순간포착] 역광
<역광> 촬영을 위해 친구와 천안 안서동 근처를 배회하였다. 오후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해 해질녘 즈음에 촬영한 사진이다. 서로를 촬영하며 어느새 서로의 모델이 되어주던 와중 해가 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촬영할 당시 해를 등지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역광으로 인해 한쪽 팔 부분에만 햇빛이 어슴푸레 비치고 그 외에는 오로지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보이지 않는 모습이 어쩐 일인지 더 좋아 보였다. 가끔씩은 얼굴과 옷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 보다 ‘저 사람의 얼굴은 어떨까?’, ‘무슨 옷을 입었을까?’, ‘성격은 어떨까?’ 등의 여러 질문을 연상케 하는 그림자만 보이는 역광의 사진이 궁금증을 유발해 흥미롭게 보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운 역광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양시원 기자
제 710 호 [사설]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코로나 19 대유행은 우리의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켜 왔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말미암아 언택트(untact)라는 새로운 생활문화가 발달하여 왔고, 이로 인하여 소위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들만의 전유물로 간주되어 왔던 디지털 환경에서의 원격 수업과 원격 활동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익숙하게 다가왔다. 이러한 디지털 공간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몰입감이 필요하다. 가상의 상황에서도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서는 몰입감을 현실화하여야 한다. 가상현실에서 사용하는 입체감이나 후각, 촉각 등을 활용한 4D 체험 등이 이러한 몰입감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몰입감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가상공간이 실제 공간과 거의 비슷하게 실현되어야 한다. 실제 공간과 똑같은 환경을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하는 것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한다. 디지털 트윈이란 말 그대로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와 똑같은 쌍둥이를 재현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면 실제 공간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설정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건물을 건설할 때 주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지역에 신도시나 주거단지를 입지하면 주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술은 국토 공간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모의실험을 통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디지털 공간에 잘 적응하기 위한 두 번째 기술은 디지털 공간에서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사람들 상호 간에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상의 공간과 실제 공간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어떠한 활동을 함으로써 유대감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학교에서의 수업도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수업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유대감이 형성되며, 이는 수업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경우에도 실제 경기장에서 같은 팀을 응원하는 과정에서 관람객들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스포츠 경기를 더욱 즐길 수 있다. 언택트를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이러한 유대감 형성은 쉽지 않은 기술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공간에서도 SNS와 같은 매체를 이용하여 사용자 간의 유대감 형성이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 등장한 메타버스 기술은 이러한 유대감을 보다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우리는 각자의 아바타를 만들고, 이를 통하여 서로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우리는 실제 환경과 유사하게 일상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술들이 발달하였고, 우리는 최근 3년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언택드 시대에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생활할 수 있었다. 이제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지금에서 앞으로의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3년간 언택드 시대에서 경험하였던 디지털 환경에서의 생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반강제적으로 경험하였던 디지털 환경이 아닌, 우리의 선택에 의하여 디지털 공간에서 생활할 것이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시간적 경제적으로 직접 만나지 못할 경우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생활화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우리가 가상공간에서 활동한다는 점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감과 참여도를 향상시킬 것이다. 그렇지만 디지털 공간이 실제 공간에서의 생활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여전히 학교에서 원격수업보다는 대면 수업에 익숙해져 있으며, 스포츠 경기 역시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여야 더욱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생활이 실제 공간에서 구현되기 어려울 상황에서 이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앞으로 생활하게 될 공간은 무궁무진하다. 코로나로 인한 지역의 봉쇄도 점차 풀리는 지금, 이제는 실제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 이제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여행을 통해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직접 하기를 바란다. 경제적 시간적으로 이러한 활동이 어렵다면 디지털 공간이라는 대안도 있다. 디지털 공간의 등장으로 우리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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